고등학교 선택을 위한 학교 알리미 활용법

2년 전 일이다. 중3 학생의 고등학교 선택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학생은 해외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니는 수학 학원 선생님이 OO국제 고등학교를 추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해외 대학 진학을 준비하니까, 국제고로 진학하면 되는 것일까? 요즘은 외고나 국제고라고 해서 당연히 해외대학 진학을 위한 국제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례로 IVY 진학의 메카로 통하던 D외고는 해외대학 진학을 희망한다면 D외고를 선택하지 말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진학 상담을 하다 보면, 단순히 일반고냐 특목자사고냐의 문제가 아니라, 특목자사고 중에서 어느 학교에 진학해야 하느냐, 일반고 중에서 선택한다면, 국제학교는, 외국인학교는...... 등 아이의 대학 진학을 위해 어떤 고등학교로의 진학이 전략적 선택인지를 고민하시는 부모님을 만나 뵐 때가 많다. (물론 집 주변의 고등학교와 학원에서 수능만 대비해서 정시로 가는 것을 고집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시다. 주로 내 나이 또래의 학력고사 시대의 아버님들이 대부분 그렇게 말씀하신다.)

이럴 때 참고하면 좋은 사이트가 ‘학교알리미’다. 학교알리미에는 ‘교육과정 운영 편성’, ‘교과별(학년별) 교과 진도 운영계획’, ‘졸업생의 진로 현황’, ‘학업성취 사항’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대입을 준비하기에 가장 적합한 고등학교가 어디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해외대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에게 OO국제고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알리미에서 ‘졸업생의 진로 현황’을 보니, 전년도에 해외대학 진학자가 0명이었기 때문이다. 진학자가 있는 해에도 졸업생의 1% 정도가 해외대학에 진학하고 있었다. 이는 학생들이 해외 대학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학교도 해외대학 진학을 위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 학종 준비를 잘 시켜 주는 일반고를 문의하시는 부모님도 계시는데, 이럴 때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서울대 수시 입학 실적이다. 서울대는 수시에서 학종으로만 선발하기 때문에 학종을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당연히 서울대 수시에서도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는 SKY 진학을 준비할 때나 의미 있는 수치다. 이럴 때 필자가 참고하는 것은 ‘졸업생 진로 현황’의 ‘기타’ 비율(대학, 전문대학, 국외대학, 취업자를 제외한 비율)이다. 교육특구 고등학교일수록 이 비율이 높다. 고3 졸업생의 진학도 취업도 아닌 이 비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누구나 다 알지만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 정시를 위한 재수생의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