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자녀라면 어디에 보내실 건가요? 일반고vs특목자사고

2005년 청심국제중학교 설립을 준비할 때였다. 지금도 국제중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이의 진학과 진로를 고려할 때 올바른 선택인지를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2005년 그 당시는 ‘국제중’이라는 이름도 낯설었던 시절이기에 부모님들의 고민이 더욱 크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국제중의 비전을 설명해도 말 그대로 ‘비전’이었기 때문에 부모님들에게 확신을 줄 수 없었다. 그런데 긴 상담이 끝날 즈음이 되면, 부모님들이 하시는 질문은 한결 같았다. “선생님의 자녀라면 국제중에 보내실 건가요?”

국제중 담당자가 아니라, 입시전문가가 아니라, 내 아이라면, 정말 내가 사랑하고 책임져야 할 내 자식이라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학원 선생도 아니고, 입시전문가도 아니고 같이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내 자녀를 위해 일반고를 선택할 것인지, 특목고나 자사고를 선택할 것인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일반고냐 특목자사고냐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수능과 함께 학종을 준비할 것이냐의 문제다. 함께 제시한 ‘고교별 서울대 등록자 현황’에서 보듯이, 외대부고, 하나고, 대원외고가 독보적인 실적을 내는 이유는 수시의 학종 때문이다.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등록자: 외대부고 34명, 하나고 45명, 대원외고 32명) 정부가 아무리 정시 비중을 늘리고 학종을 축소하려고 하지만, 대학들은 학종 40%의 선을 지켜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일반고냐 특목자사고냐의 문제는 특목자사고에 가서 학종과 수능을 함께 준비할 것이냐, 아니면 일반고에 진학해서 수능에 집중할 것이냐의 문제다.

내 아이라면! 내 아이라면 먼저 내 아이가 학종과 수능을 함께 준비할 정도의 능력이 되느냐를 살펴 볼 것이다. 학종은 당연히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필요로 한다. 아이의 학업 성취도 정도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수능과 학종을 함께 준비하는 것은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력 있는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 훌륭한 면학 분위기 그리고 입시에서의 특목 자사고 프리미엄(아무리 정부가 학종에서 블라인드 평가를 한다고 해도 특목 자사고의 학교생활기록부는 일반고의 학생부와 두께가 다르다.)을 생각한다면 학종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일반고에서 학종을 준비해도 되지 않냐고, 그리고 내 아이가 특목자사고에 가면 내신을 따기 힘들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부모님도 계신다. 물론 일반고에서도 좋은 수시실적을 보이는 학교가 있고, 치열한 경쟁 때문에 특목자사고에서 좋은 내신 등급을 받는 것이 일반고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위권 자사고의 재수생 비율이 30% 정도인 반면에 상위권 일반고의 재수생 비율은 60% 정도라는 것과, 상위권 자사고의 전출 및 학업 중단 비율이 합쳐서 1%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학교 알리미) 특목자사고의 학종 프리미엄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면, 수시에서 학종이 존재하는 한 특목자사고로의 진학은 필수적이다. 다만 특목자사고에서 학종과 수시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일반고냐, 특목자사고로의 진학이냐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